top of page
북클럽 나란
Search


《노조키메》, 결국 끝까지 읽지 못했다
나는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연히 공포소설도 읽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모임"릴스 끄고 책 킴"에서 “여름이니 공포 소설 읽어봐야죠”하는 @Bobby님에게 이끌려 일본 공포 소설인 “노조키메”를 읽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읽다가 중단했다. 이 책은 표지마저 어릴 적 공포 영화 “링”이 생각나는 여자아이가 눈을 흘기고 있는 사진이라 시작부터 쉽지가 않았다. 처음부터 알 수 없는 공포의 분위기에 나처럼 공포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큰 사람에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밝은 대낮, 카페에서만 이 책을 읽어야 했다. 이 책의 제목 노조키메(のぞきめ/覗きめ)’는 원래 일본어 표현은 아니다. ‘노조키메’라는 말에서는 ‘엿보다, 들여다보다’를 뜻하는 일본어 ‘노조쿠(覗く)’와 ‘눈’을 뜻하는 ‘메(目)’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노조키메 표지 실제로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은 누군가가 나를 엿보고 있다는 원초적 공포를,
스킴
Aug 292 min read


연민이라는 문명 -<8월 소설여행자들-자몽살구클럽>
요즘 매일 아침 '미모영' 모임에서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낭독하고 있다. 한 장씩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면, 거의 매번 "인간은 왜 이렇게 잔인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고대 콜로세움에서는 타인의 죽음과 고통이 오락이었고, 중세와 근대를 거치면서도 폭력은 너무도 일상적이었다. 지금도 많은 문제가 남아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오히려 지금이 가장 평화로운 시대라고 한다. 실제로 1960년대만 하더라도 살인과 강력 범죄는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조금씩 폭력을 줄여 왔을까. 핑커는 그 배경 가운데 하나로 '문명화(civilizing process)'를 이야기한다. 문명은 단순히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충동을 절제하고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능력이 커지는 과정이다. 결국 문명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기 절제와 연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뉴스를 보고 문학을 읽다 보면 문득
스킴
Jul 222 min read


안드로이드 파시스트를 생각하다 -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Philip K. Dick,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얼마 전 휴가로 가우디의 모더니즘 건축이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다녀왔다. 중세 분위기를 간직한 고딕지구를 걷다 산트 펠립 네리 광장에 이르렀을 때, 조용한 광장과 분수,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 한가운데서 벽면에 남아 있는 총탄과 폭탄 파편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배경으로 남은 전쟁의 상흔은, 평화와 폭력이 한 프레임 안에서 겹쳐지는 기이함을 만들어냈다. 그 기이함과 함께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은 조지 오웰의 『카탈루냐 찬가』와, 파시즘에 맞서기 위해 다른 나라의 내전에 목숨을 걸고 참전했던 외국인 의용병들이었다. 한때 아나키즘에 관심이 많았고 파시즘을 혐오했던 젊은 시절의 나에게, 그들은 “자유의 의용병들” 같은 이름으로 기억되는 낭만의 끝판왕이었다. 내 조국도 민족도 아닌 곳에서 “저건 내 싸움이기도 하다

바람
Jan 43 min read


<프랑켄슈타인> 누가 진짜 괴물인가
관자놀이에 볼트가 박힌 채 으르렁거리는 초록색 얼굴, 번개를 맞고 깨어나 거대한 몸으로 뒤뚱거리며 걷는 괴물.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이미지였다. 영화 스틸컷으로 각인된 그 전형적인 몬스터의 모습 때문에, 원작 역시 그저 공포스러운 괴물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해 왔다. 하지만 실제 책은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북극을 향해 항해하던 월튼이 누나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되는 액자식 구성,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의 이야기는 공포스럽기보다는 의외로 차분하고 사색적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우리가 괴물의 이름이라 여겨왔던 ‘프랑켄슈타인’이 사실은 창조자의 이름이며, 정작 괴물은 이름조차 없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세 개의 부로 나뉜 이야기에서 창조자와 피조물이 각각 화자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은, 괴물을 단순한 가해자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들었다. “천체들의 경이로운 광경은 분명
Spring
Dec 13, 20254 min read


1984 서평
12세에 혹독한 이차성징을 치루고 그 이후부터 책과 멀어졌던 본인은 대략 마흔 번째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매해 얼마나 더워지는지 기상청직원이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작년 여름부터 8, 9월의 한국 날씨는 우리가 평생 알던 날씨가 아니다. 몇 해 전부터 참여하고 있는 낭독모임의 모임원들과 함께 1984라는 영국의 소설을 원문으로 읽으면서 책의 주제인 전체주의에 대해 조사를 하는 동안 알고리즘 때문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유튜브에서 한국의 방위 산업의 규모와 성장을 대단히 칭송하는 KBS, YTN, 경제뉴스, 방위산업청에서 제공된 뉴스 영상들을 보게 되었고, 책의 주제와 겹치며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방위‘산업‘의 존재를 들여다보고, 구석 구석 읽진 못했지만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개인적인 소감(대화 형식이 있을 수 있음), 작품의 전반적인 분석을 한 데 모아서 잘 한 번 버무려 보겠다고 계획해본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책
Annie
Sep 2, 20257 min read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