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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 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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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뉴욕에서 다시 만난 우리
나란이 함께 걸어온 지도 벌써 6년, 두 번째 오프라인 모임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어제 뉴욕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는데, 오늘 저희 동네에는 싱그러운 가을 햇살이 쏟아지네요. 이틀을 돌아보니 함께해주신 회원분들께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번 뉴욕행은 유난히 설레면서도 걱정스러웠습니다. 떠나기 전에는 마감이 한꺼번에 몰려 마음이 무거웠고, 당일에는 휴일 교통 체증에 링컨 터널에만 30분쯤 갇혀 있었습니다. “회원님들이 기다리실 텐데 어떡하지?” 버스에서 내린 뒤에는 자주 가던 뉴욕인데도 방향을 헷갈려 약속 장소와 반대쪽으로 걸어가기도 했고요. @윤슬 님의 도움으로 행사장에 도착해, 기다리고 계시던 분들과 바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바람님의 ‘숫자로 보는 나란’을 보며 우리가 함께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일을 해왔는지 새삼 느꼈습니다. 9컷 자기소개에서는 각자의 인생책 이야기를 들었는데, 모두 얼마나 정성껏 준비해오셨는지 준비한 제가 민
스킴
Oct 132 min read
<미래과거시제>를 읽고 난 뒤 내 마음의 시제
우선 이 책을 과연 '완독'했다고 해야 할지부터 의문이 든다. 책장을 넘기는 내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던 생각은 단 하나, “왜 읽으면 읽을수록 짜증이 나지?”라는 생각이었다. 솔직히 제목만 보고 타임 패러독스라든지 타임머신 소재를 기대했었다. 책을 펴고 나서야 이 책이 단편집인 걸 알았고, 하나씩 차례대로 읽어보았을 때 파열음 제거, 판소리 SF, 낯선 언어적 시제, 상반신이 기계인 인간, 2D 신 같은 독특한 소재와 설정들이 눈에 띄었다. 특정 관념적 아이디어 하나를 던져 놓고 짧게 치고 빠지는 구성은 넷플릭스의 <블랙 미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블랙 미러>가 보는 이들을 단번에 사로잡는 까닭은, 신선한 설정 뒤에 인물들의 치열한 갈등과 반전, 그리고 탄탄한 기승전결이라는 서사적 엔진이 쉼 없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과거시제>는 외형적인 설정만 툭 던져두었을 뿐, 정작 이야기를 끌고 가는 알맹이 자체가 흥미롭지 않고 몰입감이 떨어져

Bobby
Oct 52 min read
마음에 들지 않아도 여행은 여행이니까
소설여행자들은 매달 소설을 통해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모임이다. 지난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하영님을 만나 함께 북토크에 간 적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영님이 좋아하는 작가라며 배명훈 작가 이야기를 꺼냈다. 작가에 대한 하영님의 팬심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나는 그 자리에서 말했다. “그럼 제가 바로 배명훈 작가 책을 선정할게요.” 그렇게 시작된 대화 끝에 9월 소설여행자들의 책으로 배명훈 작가의 <미래과거시제>가 정해졌다. 사전 모임에서부터 하영님의 배명훈 작가에 대한 사랑은 대단했다. 덕분에 우리 모두 책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기만 한 SF가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는 SF라는 설명에 더욱 궁금해졌다. 책에는 모두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반은 좋았고 반은 그렇지 않았다. 제목부터 <미래과거시제>라니, 얼마나 멋진 이야기가 펼쳐질까 기대했는데 바비님은 “사실 중간에 집어 던졌을 법한
스킴
Oct 32 min read


《노조키메》, 결국 끝까지 읽지 못했다
나는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연히 공포소설도 읽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모임"릴스 끄고 책 킴"에서 “여름이니 공포 소설 읽어봐야죠”하는 @Bobby님에게 이끌려 일본 공포 소설인 “노조키메”를 읽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읽다가 중단했다. 이 책은 표지마저 어릴 적 공포 영화 “링”이 생각나는 여자아이가 눈을 흘기고 있는 사진이라 시작부터 쉽지가 않았다. 처음부터 알 수 없는 공포의 분위기에 나처럼 공포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큰 사람에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밝은 대낮, 카페에서만 이 책을 읽어야 했다. 이 책의 제목 노조키메(のぞきめ/覗きめ)’는 원래 일본어 표현은 아니다. ‘노조키메’라는 말에서는 ‘엿보다, 들여다보다’를 뜻하는 일본어 ‘노조쿠(覗く)’와 ‘눈’을 뜻하는 ‘메(目)’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노조키메 표지 실제로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은 누군가가 나를 엿보고 있다는 원초적 공포를,
스킴
Aug 292 min read


연민이라는 문명 -<8월 소설여행자들-자몽살구클럽>
요즘 매일 아침 '미모영' 모임에서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낭독하고 있다. 한 장씩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면, 거의 매번 "인간은 왜 이렇게 잔인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고대 콜로세움에서는 타인의 죽음과 고통이 오락이었고, 중세와 근대를 거치면서도 폭력은 너무도 일상적이었다. 지금도 많은 문제가 남아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오히려 지금이 가장 평화로운 시대라고 한다. 실제로 1960년대만 하더라도 살인과 강력 범죄는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조금씩 폭력을 줄여 왔을까. 핑커는 그 배경 가운데 하나로 '문명화(civilizing process)'를 이야기한다. 문명은 단순히 기술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충동을 절제하고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능력이 커지는 과정이다. 결국 문명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기 절제와 연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뉴스를 보고 문학을 읽다 보면 문득
스킴
Jul 22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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