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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사랑한 작가, '펄벅' 책 소개

최근에 펜실베니아에 있는 펄벅 뮤지엄을 다녀온 이후 펄벅 책 독파를 하고 있습니다. 정기모임과 알쓸일잡에서 책 소개를 하였는데 책에 관해 남겨달라고 하셔서 펄벅의 생애와 특별히 관계가 있는 아시아 3개국이 배경인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펄벅의 생애: 펄벅은 잘 아시다시피 미국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며 동시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우리에겐 너무나도 잘 알려진 <대지>가 있지요. 잘 알려진 대로 미국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만에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중국에서 자랐습니다.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거의 중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펄벅의 중국에 대한 애착은 여러 작품에서 나타납니다. 대학을 가기 위해 미국에 들어왔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농업경제학자이자 선교사였던 존 러싱 벅과 결혼하면서 벅이라는 성을 가지게 되지요. 이 때 태어난 지적 장애를 가진 딸로 인해 많은 아픔도 있었지만 이 첫딸의 존재가 펄벅을 작가로 만든 중요 동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소설 <대지>에 등장하는 왕룽 백치 딸 모델이 펄벅의 첫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지> The good earth 중국 배경의 가장 유명한 책: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대지>는 1927년 국민 정부군이 난징(남경)을 공격했을 때 족이 몰살 당했던 경험을 살려 땅을 왕룽 일가의 3대를 그린 작품입니다. 지금은 전세계로 출판되고 있지만 펄벅이 이 책을 처음 출판할 당시 미국에서는 아무도 중국에 이야기는 관심이 없다며 냉대를 받았었죠. 그때 펄벅을 믿고 출판을 해준 사람이 펄벅 생애 평생에 정신적 소울메이트이자 두번째 남편인 출판사 사장 R.J 웰시 입니다.

대지는 아시다시피 땅이 전부이자 땅으로 부를 이룬 왕룽 일가의 3대 스토리입니다. 총 3부로 이루어져있는데 1부는 빈농에서 대지주가 되는 왕룽의 이야기이고, 2부는 그의 세 아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3부는 분열된 집안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1000페이지가 넘는 꽤 긴 장편이지만 속도감이 있게 읽을 수 있으며 중국에서 오래 살아 아시아에 대한 이해가 깊어 미국인이 썼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섬세한 묘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2부 읽고 있는데 너무 재밌어요)



<해일> The big wave, 일본을 배경으로 한 어린이 소설: 제가 추천한 책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50페이지로 아주 얇은 어린이 소설입니다. 이 책은 Child Study Association's Children's Book Award를 수상하기도 했지요. 펄벅은 7명의 아이를 입양하고 평생 어린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한 만큼 어린이 책도 많이 쓴 작가입니다.

일본 어느 해안 마을에서 펼치는 용기를 주제로 한 어린이 소설로 실제로 중국 난징에서 살던 펄벅이 공산군이 일으킨 쿠테타를 피해 일본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지냈던 경험을 살려 쓴 소설입니다.

일본에서 지냈을 때 지진, 해일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때 느꼈던 지진과 해일이 이 책의 배경이자 주제입니다. 바닷가가 터전인 지야와 산에 사는 키노의 이야기입니다. 지진과 해일로 어느날 갑자기 가족과 마을을 잃은 지야에게 친구 키노와 그의 가족이 가족이 되어 줍니다.


지야의 아버지는 '바다는 나의 적'(See is our enemy)이라며 지진과 해일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 하지만 키노의 아버지는 삶은 죽음보다 강하며 두려움 없이 삶을 받아들이는 법, 두려움을 이기고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어린 지야가 가족의 죽음과 자연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성장스토리라고도 볼수 있을 것 같아요. 펄벅은 앞서 말씀드린 소울메이트였던 두번째 남편을 잃고 죽음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짦은 어린이 소설이지만 죽음과 두려움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풀어낸 책이라 생각되어 추천합니다.



세번째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 The living reed<살아있는 갈대>입니다. 펄벅은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6.25 전쟁 이후 한국이 배경인 소설입니다. 펄벅은 실재로 1960년부터 1969년까지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6.25로 인한 전쟁고아와 혼혈 아동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합니다. 그때 설립된 펄벅재단 한국지부는 현재는 경기도 부천에 펄벅하우스로 바뀌어 한국의 다문화 가정에 대한 여러 행사들을 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 작품에서 펄벅은 동양 특히 한국에 대해 무지한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해 썼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백악관에 초대를 받아 존F 케네디 대통령과의 대화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습니다. 절판되어 헌책방에서 이 책을 구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맨 앞장 historical note에 펄벅이 써 놓은 글이 마음에 들어서 함께 나눕니다.

"Korea is a gem of a country inhabited by a noble people. "


펄벅 뮤지엄에 가면 그의 딸 중에 입양한 한국계 입양아 줄리 님에 대한 흔적도 찾을 수 있습니다. 줄리님은 전쟁 중 미국인 군인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난 분인데 지금은 50-60대 정도 된걸로 알아요. 이 분의 일대기를 쓴 책도 만날 수 있는데 현재 펜실베니아에서 목사인 남편과 함께 지역사회를 위한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뿌리로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펄벅이 실제로 사용했던 사무실 구경을 마지막으로 펄벅 뮤지엄 관광을 마무리합니다. 그곳에서 가이드분 말씀에 의하면 펄벅은 삶의 끝자락에서 중국에 다시 가고 싶었지만 결국 중국 정부에서 비자를 내주지 않아서 중국에 다시 가지 못하고 삶을 마무리 했다고 해요. 아시아를 사랑했던 작가, 아이들을 사랑했던 작가, 그래서 실제로 다른 미국인들의 작품보다 훨씬 더 정서상 유대감이 깊은 책들이기도 한 것 같아요. 아직 펄벅의 작품을 안읽어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세 책 중 한권정도는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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