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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ld man and the Sea

Updated: Apr 27, 2023



“모든 초고는 걸레다.” 헤밍웨이가 말했다. 그의 노벨상 수상작인 『노인과 바다』는 200번이나 고쳐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밍웨이 집념의 결정체, 원문이 견딜 수 없이 궁금했다. 번역본으로는 그 매력의 절반밖에 담을 수가 없다. 그렇게 원서로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노인이 소년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다음 날 노인은 홀로 바다로 나가 고군분투 끝에 큰 물고기를 낚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결국 상어밥으로 다 내어주고 빈 손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여느 소설처럼 주인공이 어딘가로 떠났다 돌아오는 이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플롯이라는 '추구의 플롯'을 따르고 있다. 주인공이 표면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84일간 한 마리도 낚지못한 '물고기'다. 하지만 '추구의 플롯'이 늘 그렇듯, 주인공은 외면적으로 추구하는 '물고기 잡기'라는 목표가 아니라 뜻밖의 사건으로 내면적으로 간절히 원하던 것을 달성하고, 독자에게도 깊은 만족감을 준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물고기'라는 외면적 목표 외에 노인이 내면적으로 간절히 원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야기의 진짜 시작은 물고기를 잡은 이후다. It was an hour before the first shark hit him. 첫번째 상어 어택이 시작되었다. 이후 물고기의 절반을 잃는다. 작살과 밧줄도 모두 잃는다. 그때 노인은 생각한다.​​




I wish it had been a dream now and I had never hooked the fish and was alone in bed on the newspaper. "But man is not made for defeat," he said.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사람은 파멸 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진 않아”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약한 마음과 이에 지지않으려는 노인의 고집스러운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

노인은 자신의 힘든 처지에 대한감상적 연민에 빠지지 않는다. 물고기를 잡았음에 기뻐하지만 오만해지지 않았던 것처럼 상어의 공격으로 물고기를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슬퍼하지만 절망하진 않는다. 마지막까지 상어와 맞서 싸울 뿐이다. 끝까지 전력을 다한다.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음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건 쉽지않다. 종국에 물고기를 완전히 잃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는 오열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패배를 받아들인다. 그는 어찌 이리도 담담할까.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줄 물고기를 잃은 직후 인데 통곡하지도 꺾이지도 않는다. 물고기는 비록 상실했지만 그는 끝까지 싸움으로써 긍지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물고기 한 점 더 지키기 위해 자신의 긍지를 휴지조각처럼 버리는 우리와 대조되는 모습때문에 이 책이 고전으로 읽히는 게 아닐까. 그렇기에 노인은 패배했다고 말하지만, 소년의 입을 통해 그는 패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 이 소설이 특별한 점이라면 노인의 '여행'에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로지 물고기, 새, 상어, 그리고 바다뿐이다. 소년과 마을사람들은 여행 전후에만 잠깐 나온다. (우화같기도 하다) 망망대해 속에서 혼자 싸워나가는 게 인생이고, 삶은 외로운 것이라는 걸 작가는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않고 싸울 수 있었던 건 노인의 긍지와 그를 믿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소년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믿는 한 사람이 있었기에 노인은 잠도, 물도, 식량도 부족한 상황에서 버틸 수 있었다. 그 존재는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일 필요가 없음을 소년을 통해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 속에 '소년'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노인의 '아들'이나 '아내'가 나왔다면? 소년은 노인의 친구였다. 가족도 아니고 나이 차이도 많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관계다. 소년이 가진 순수함을 통해 노인의 따뜻함과 인간미를 깊게 보여준다.



 

You did not kill the fish only to keep alive and to sell for food, he thought. You killed him for pride and because you are a fisherman. You loved him when he was alive and you loved him after. If you love him, it is not a sin to kill him. Or is it more?


네가 저 물고기를 죽인 건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먹을거리로 팔기 위해서만이 아니었어. 노인은 생각했다.

넌 자존심을 위해서 그리고 어부이기 때문에 저 물고기를 죽였어.

넌 물고기가 살아있을 때 녀석을 사랑했고 또 죽은 뒤에도 사랑했어.

네가 녀석을 죽이는 건 죄가 아냐. 아니, 오히려 죄보다 더한 것이 되나?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삶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긍지를 가지고 있는가.

단 한 번이라도 긍지를 느낀 적 있는가.

그냥 밀린 카드값을 내야하기에 월급날만 기다리며 일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금요일에는 그 마음을 되새기며 부끄럽지 않는 하루를 보내길. ​

마지막으로, 노인과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낚시를 좋아하는 이라면, 큰 시련을 겪고 힘들어하는 이라면, 원서로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번역본이 주지못하는 감동을 느낄 뿐만 아니라, 모국어에 비해 천천히 읽게 됨으로써 노인의 이야기를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노인이 찬양하던 미국양키즈의 '위대한' Joe DiMaggio디마지오 선수. 자신의 행동을 칭찬할 때 Great DiMaggio이야기가 나온다. 망망대해에 부유하는 노인을 인간세상과 연결시켜주는 존재다. 야구의 1도 모르지만, 그의 배우자를 보니 그의 유명세를 짐작할 수 있다. 배우자는 미국 영화배우 마를린 먼로였다.




밑줄그은 구절들


​​

What will you do now if they come in the night? What can you do? "Fight them,"he said. "I'll fight them until I die." He tried to settle more comftably to steer and from his pain he knew he was not dead.

​​

"They beat me, Manolin," he said. "They truly beat me." "He didn't beat you. Not the fish." "No, Truly. It was afterwards."

"난 놈들한테 졌단다, 마놀린." 노인은 말했다. "놈들한테 정말 지고 말았어." "그놈한테는 지지 않았잖아요. 잡아온 물고기한테는 말이에요." "그래. 그건 정말 그렇지. 내가 진 건 그 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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