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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ld man and the sea


작년보다 재작년보다 그리고 10년 전 보다 개화시기가 더 빨라지는 꽃들을 보며 2023년의 여름은 얼마나 더워질까 살짝 두려워진다는 생각이 스칠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중학교 때 읽으면서 '도대체 이 책은 왜 베스트셀러가 됐을까?'란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 ‘미궁의 책’을 나이가 40대 중반에 들어서는 지금 다시 읽으면서 아! 베스트셀러를 넘어서 스태디셀러가 될 수 밖에 없는 책이구나!를 느꼈습니다. 상남자이고 거칠고 고집이 쎄서 말이 전혀 통할 거 같지 않은 노인과 바다 뒤의 헤밍웨이는 문장을 간결하게 쓰기로 유명합니다. 문장은 간결하면 할수록 그 의미가 분명해지고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신기합니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다른 맛을 내는 김치처럼 알싸하지만 시원하고 그리고 속은 따뜻해집니다. 거장은 거장인가 봅니다.

전체 줄거리는 모두 다 아시는 그 내용입니다. 더도 덜도 제가 수식어를 여러 개 붙일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김치 같은 마법의 약이 뿌려져 있습니다. 자신보다 더 거대한 청새치를 낚는다는 그 의미가 내게 무엇을 의미했나?를 생각해보면 수많은 인생의 성공과 실패 가운데 다른 사람들이 성공이라고 하는 것, 실패라고 하는 것이 내게 정말 성공이고 실패였는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고백할 일은 머리와 마음은 감동을 받았지만 행동이 덜 익었는지 노인과 바다를 읽고서는 ‘그래! 내가 실패했더라도 혹은 상대가 실패했더라도 그걸 인정하고 마음으로 바라보아야지’라고 결심하고선 아들이 제가 시킨 심부름을 잘못 했을 때 “아이고, 내가 몬 산다~!”라고 말해버렸습니다. 이 기회에 ‘아들아! 미안하다! 씁!’

당신이 어떤 역할에 몰두하고 있지만, 좀 더 일상적이고 아주 사소하고 아주 부분적인 일들에 있어서 마음 속에서 해결해야하고 돌아볼 기회를 갖고 싶다면 노인과 바다의 ‘사자’를 통해 용기를 얻어가실 수도 있습니다. ^^


추신 ~ 영어낭독 모임의 다음 책은 동물농장을 읽은 후 파리대왕을 읽습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바람님께서 쓴 '총,균,쇠'의 아성을 넘을 수 없어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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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했다. 동물을 통해 작가의 메세지를 디테일하게 보내는, 이게 바로 우화의 매력이구나. '동물농장'은 '사회주의=마르크스' 라고 밖에 알지 못하는 무식한 나에게 러시아 사회주의혁명과 그 부패의 과정, 문제점을 한눈에 일깨워준 책이다. ​ 농장주인 Mr. Jones는 러시아 황제 키놀라이2세 돼지 Napoleon은 스탈린 독재자, Snowball은 트로츠키

그림형제의 우화만 생각해왔던 나는 우화가 이렇게 잔인할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동물농장을 보며 알았다. 물론 그림형제의 우화도 뜯어보면 상당히 폭력적이다. 하지만 동물농장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그려내어 그 적나라함으로 잔인함이 증폭된다. 견제 없는 권력은 부패한다는 말에 따라 스노우볼의 부재와 함께 나폴레옹은 권력에 대한 폭주를 하고, 우매한 군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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