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를 향한 야망으로 이름까지 바꾸며
자신이 설정한 환상속에서 살고 있던 개츠비,
그 환상속의 자신을 진정한 자신이라고 굳게 믿기로 작정했을때부터
어쩌면 데이지는 환상속 개츠비와 가장 잘 어울리는
그 시대의 여성이었을 것이다.
환상속의 자신을 완성시키기 위해 온전히 필요했던 또다른 인물,
개츠비와는 이미 다른 세상에서 완벽하게 반짝거렸던 데이지,
외모도 재력도 집안의 공기조차도 너무나 완벽했던 그녀와의
흠없이 순수한 러브스토리만이
그 환상속의 삶을 완성시키는 정점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개츠비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서로만을 사랑한다는 것을
데이지로부터 재차 확인받고자 한 것도
그 사랑이 모든 시간속에서 완벽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 맹목적인 사랑이 향한 곳은 허무다.
이별의 전화 한 통도…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는
무거운 정적만이 존재하는 곳,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마지막 인사조차 없는 주변사람들만 남긴
철저한 고독만이 존재하는 곳.
1차 세계대전 후 급격한 변화와 물질주의 안에서 모두가 흥청거리던 한 시대를 대표하는
화려하지만 초라한,
순수한 사랑처럼 보이기를 원하지만 속은 텅 빈 사랑의 역설,
자신의 이미지를 위한 또다른 이미지였던
맹목적 사랑이 향한 곳은 결국 허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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