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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독서노트


처음 참석하게 된 독서모임 출석체크에서 어떤분이 책은 세번 읽어야 한다고 했던말이 생각이 나네요. 한번은 텍스트를 읽고 두번째는 저자를 읽어야 하고 그리고 세번째는 자신을 읽어야 한다고.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책을 읽은후에 저자와 함께 나 자신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60년을 통해서 삶을 마감하기 전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젊을때의 격정과 노년의 지혜를 경험하고 느낀 자신의 인생의 이해를 솔직하게 드러내보인게 아닌가 싶네요.


그는 모든 분야의 학문의 최고의 경지까지 이룬 학자였으며 그것도 부족해서 마법도 다룰줄 알아 정령들을 불러내기까지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그를 만족케 할수 없었죠. 그가 원하는것은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 답을 알기위해 그는 갈망했으며 성취했고 또 갈망했죠. 그의 진리에 대한 목마름과 갈망이 채워지지 않자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까지 합니다. 사는것이 아무 의미가 없는것이라고 느꼈죠. 괴테의 인생에 대한 고뇌가 느껴졌습니다.


파우스트의 시작이 개인적으로 저에게 공감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나 또한 그런 시간들이 있었으니까요. 왜 살아야 하는지 물었었고 찾았었고 방황했으며 신을 버렸다가 다시 되돌아올수 밖에 없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습관처럼 나는 오늘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곤합니다. 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는 답을 다시 나에게 되묻는것이죠. 내가 지금 내가 찾은 가치를 향해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유혹하여 보겠다고 신과 내기를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파우스트는 속세의 먹고 마시는것도 없었고 그의 영혼은 항상 밖으로만 뻗어나가는 사람입니다. 하늘에서는 가장 밝은 별을 얻으려 하고 땅에서는 환희의 절정을 맛보려는 사람. 참된 기쁨을 찾기 위해서 헤매기도 하고 유혹에 넘어가기도 하겠지만 신은 악마에게 선량한 인간은 아무리 어두운 열망에 사로잡혀도 무엇이 선한 길인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악마에게 한번 맡겨봅니다.


하지만 결론은 예상한대로 악마의 실패로 끝이나죠.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를 술집에도 데려가 보고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과의 사랑도 만들어보게 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힘을 가지게도 하지만 파우스트가 가장 아름답고 기쁨을 느낀 순간은 수백만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수 있는 곳을 지으면서 그것을 꿈꾸는 순간이었습니다. 삶의 가장 큰 기쁨은 타인을 향한 사랑이라는것이 괴테가 삶을 마감하면서 깨달은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엄마를 죽게하고 부정한 여인으로 낙인찍혀서 감옥에 갇힌 그레트헨을 향해 악마는 그녀가 심판을 받았다고 단정하지만 천사는 그녀가 구원을 받았다고 말해주는 부분과 그리고 파우스트또한 사람을 죽이고 또 늙은 노부부의 언덕위의 집을 갖고 싶어서 악마에게 부탁을 했다가 악마의 실수로 그 노부부를 죽음에 이르게 했음에도 파우스트는 구원을 받게 되는 부분이 좀 의아했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기독교의 구원의 이해와 닮아 있어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실수를 하고 자기의 욕심으로 의도치 아니한 잘못을 하게 되지만 그들의 마음엔 신의 긍휼을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였지 않을까 하네요. “인간은 노력하는 동안은 헤매기 마련이니라.” 라는 신의 말에서 신은 인간이 헤매는것을 받아들이는것을 알수 있고 “누구든 열심히 노력하는 자라면 우리가 악마에게서 구해낼수 있다”는 천사의 말에서의 “노력”이 우리의 성공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진정한 진리를 찾기위한 갈망과 악을 대항한Struggle 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면 그들의 구원은 이해가 되기도합니다.


자신의 잘못에 괴로워하는 마음 그래서 신의 용서를 구하는 그레트헨과 그리고 진정한 선과 진리를 향한 끊임없는 갈망으로 수많은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유를 누리며 살날을 꿈꾸는 순간이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던 파우스트의 진리(선)를 향한 노력(마음)을 신은 받으신다는 것이 괴테의 인생관이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렇지.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하지. 되될릴수없는 잘못도 하고.. 그런데 그 순간의 실수로 우리의 인생이 단정지어지지 않고 그 나약함을 인정하는 겸손함, 그리고 기쁨은 자신의 원하는 바가 채워지는 개인적인 탐욕의 만족에서 보다는 타인을 위한 배려와 사랑의 마음에서 나온다는 Open Ending을 보게 되어서 좋았고 삶의 종착점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었던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결말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대학교1년때 헤매이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 끝에서 제가 깨달은것은 사람은 자기를 위해서만 살아갈때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기쁜 인생,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마지막에 제가 찾은 답은 자기만족만의 삶을 살아가면 기쁘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자기만족, 자기 성취,나만을 생각하는 자기중심의 삶은 외롭고 허무하다는것을 알게 되면서 어쩌다 고아원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함께 놀아주면서 그 아이들이 저때문에 웃고 즐겁고 기쁜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죠. 그가 나 때문에 기쁜것을 보면서 내가 더 기쁘다는 것을. 이렇게 저의 인생관이 수정되고 방향이 바뀌게 된것같네요. 그래서 파우스트가 찾은 답이 저랑 조금 닮아있는것같아 공감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서모임을 통해서 서로의 생각과 이해를 나눌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혼자 읽었더라면 놓치기 쉬었을 것을 함께 읽고 나누니 읽었던 곳도 다시 되돌아가서 한번 더 찾아보게 되고 어떤 분이 나누신것처럼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으니 새로운 맛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리고 혼자 읽었더라면 그냥 읽고 덮어버렸을텐데 모임을 통해 읽으니 모임때 뭘 나눠야 하나 생각하면서 책의 내용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되구요. 마지막으로 모임을 통해 함께 읽으니 독서의 지속성도 유지가 되네요. 독서모임에 유익한 점들이 많은것 같아요. 운영진들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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