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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독서후기

Updated: Apr 25, 2023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라 독서평이 필요하나 싶은데요. 그럼에도 저에게 새롭게 다가온 몇가지들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노인과 바다는 제목 그대로 한 노인이 홀로 바다에서 며칠동안의 사투끝에 거대한 물고기를 잡았지만 그 물고기를 배에 메고 돌아오는 길에 상어떼를 만나서 앙상한 뼈만 남은 물고기만을 가지고 돌아오는 이야기인데요. 내용은 아주 간결하면서도 깊은 인생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85일동안이나 바다에 나가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던 늙은 산티아고는 또 다시 그물과 낚시대를 가지고 바다에 나갑니다. 이전과 다르지 않는 평범한 날, 너무 멀리나왔다 생각한 그날, 생각지도 않게 자신의 나룻배보다도 더 큰 물고기가 미끼를 물게 되는데요. 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이틀 밤낮을 잠도 자지 못하고 물고기와 사투를 벌입니다. 낙시줄을 붙든 손은 감각을 잃어가고 찢기고 피가 나고 흐르는 땀 때문에 눈은 따가웠으며 거의 먹지도 못하면서 물고기에 밀리기도 하고 잡아당기기도 하면서 산티아고는 그렇게 물고기와의 사투를 벌이는데요.


우리의 인생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바다에서 홀로 그 큰 물고기를 얻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것이 다가옵니다. 이래봤자 결국엔 상어떼에게 다 뜯어먹히고 남는것은 앙상한 뼈만인걸 하는 허무감이 밀려 올수도 있는데요. 그런데 작품을 다 읽고 나면 허무함이 남는것이 아니라 산티아고의 삶을 대하는 자신감과 치열함, 그리고 다 잃어버렸지만 다시 내일을 꿈꾸는 여유와 풍요로움이 있습니다.


두달이나 넘게 바다에 나가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산티아고를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실패자, 낙오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습니다. 오히려 물고기를 잡을때의 자신감은 정말 대단합니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것이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의 말에서 처럼 자신과의 싸움에서 그리고 수많은 위험과 동시에 기회가 몰려 있는 바다에서 패배할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야망과 욕심에 가득찬 노인도 아닙니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 낚시줄을 팽팽하게 잡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 고기가 불쌍해 집니다. 달과 별은 죽이지 않아도 되는 관계라는 것에 감사해합니다. 자신이 잘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도 가지지만 눈앞에 보이는 물고기와의 싸움에서는 지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나 간절해서 그를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그의 육체는 거의 한계에 달해서 제대로 서있을수 조차 없고 의식을 잃고 기절할 것 같은 상태인데도 그의 모든 고통과 마지막 남아있는 힘을 다해 자신의 온 몸을 실어서 작살을 꽂아 물고기를 얻게 되죠.


그런데 간절한 물고기를 얻었다고 크게 기뻐하지도 의기양양해 하지도 않습니다. “난 내 형제인 이 고기를 죽였고 이제는 노예처럼 더러운 노동을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하는데요. 살기위해 그리고 자기의 직업이니까 고기를 잡았지만 그러나 자연을 사랑하고 바다를 사랑했던 산티아고는 이 고기까지도 자기의 형제라고 느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산티아고가 밉지가 않고 오히려 연민까지 느껴집니다.


인디안들이 꼭 필요한 만큼만 사냥을 하는것으로 필요하지 않는 그 이상의 것을 죽이지 않는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이러한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리고 상어떼가 나타나서 고기를 다 물어뜯어가는 장면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피냄새를 맡고 쫒아온 상어떼가 어떤일을 할지를 다 알고 있지만 그러나 “희망을 버린다는 건 어리섞은 일이야. 더군다나 그건 죄악이거든” 이라고 말하면서 끝까지 상어떼와 싸우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었으며 그리고 녹초가 되어 모든 것을 초월한채로 항구에 도착해서 편안한 잠에 빠져들어서 다시 사자의 꿈을 꾸는 엔딩은 다 끝난것이 아니야라는 새로운 내일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산티아고는 그렇게 묵묵히 새로운 나날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죠. 나의 청새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나의 매일의 나날들의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삶의 태도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다른 한가지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노인은 바다에 나가서 항상 소년을 찾습니다. 청새치가 미끼를 물었을때도 소년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아했을까릉 생각하고 고독한 밤을 보낼때도 소년과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도움이 필요할때도 어린 소년이 있었다면 하고 계속 소년을 생각하는데요. 녹초가 되어 돌아온 노인에게 따뜻한 커피와 식사를 준비해주는 소년의 마음도 참 아름답습니다. 삶의 한 순간 순간을 나누고 싶은 한 사람이 있다면 이미 그 삶은 이미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이지 않나 생각하게 되네요.


그리고 산티아고는 본래 말이 없는 사람인데 홀로 그 큰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면서 스스로와 말을 주고 받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같이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이 시간동안 수많은 상념들이 지나갑니다. 어부로서 수십년간 해온 일을 하는 것이지만 거기에 의문을 던지며 한편으로는 죄의식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자기 합리화도 해보고 그리고 자신도 대자연의 일부로서 불완전한 자신과 상황을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느껴지고 또 동질감도 느껴집니다. 저도 그렇게 많은 생각들이 지나가면서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거든요.


손이 찢기고 피가 나도 "바닷물에 담그고 있으면 괜찮아 질거야". 상어떼가 나타나서 어렵게 얻은 물고기를 뜯어먹으려고 달려들었을때도 "좋은 일은 오래가지 않아"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상황을 해석하려 하죠. 그렇다고 그냥 단념하는것은 아닙니다. 그 상황을 받아들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죠. 그가 스스로와 주고받은 대화를 보면서 이제까지 당연하게 해왔던 것들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군요.


아직 안읽어보신 분이 있다면 그리고 이전에 읽어보셨어도 다시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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