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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파인만의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 서평

Updated: Aug 26

Six easy pieces라는 영어 제목과는 달리 물리학이나 수학에 지식이 전무하다시피 한 나에게는 그동안 읽었던 시리즈 중에 가장 어려운 책이었다. 특히 양자역학에 대해 설명하는 6장은 몇 번을 읽어도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세 챕터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개념부터 설명해서 그나마 조금 의미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또 이 책은 개념별로 챕터가 나뉘어 있어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부분이 생각날 때 찾아보기 편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을 100% 이해하려기 보다는 서론에서 파인만이 말한 것처럼 기억에 남는 몇 챕터 중 가장 인상적인 특징에 집중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 단편적인 부분들이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두 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첫째,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둘째, 중력의 법칙은 범우주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 두가지가 기억에 남은 이유는 원자와 중력에 대한 그의 설명은 개인적으로 물리 법칙의 설명을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제비꽃이나 소금 덩어리같이 다른 모든 생명체와 다를 것 없이 중력의 영향을 받고 거대한 원소의 집합체로 이루어져 있는 인간이지만, 인간은 단지 이들에게 영향을 받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여러 이론과 실험, 학문의 계승을 통해 원자의 복잡한 구조와 배열을 이해하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며 정립하기까지 한 유일한 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놓고 본다면 인간은, 특별히 인간의 지적 능력은, 매우 특별하다. 하지만 어떤 시각에서는 하나의 생명체로써 인간은 그 존재 자체가 제비꽃이나 소금 덩어리와 비교해서 또 그렇게 특별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비단 물리학 이론만 다루지 않고 다른 과학과의 연관에 대해 한 챕터 전체를 할애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이 부분에서 심리학을 “기껏해야 치료과정”이라 부르며 폄훼하는듯한 어조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든 학문들은, 그것이 엄격한 과학의 정의에 속하든 그렇지 않든, 인간 사회와 개인의 삶에 대한 이해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저마다의 공헌을 해왔다. 따라서 물리학이나 과학에 밀접한 관계가 없는 학문을 비과학이라 치부하기 보다는 학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바라보는 겸손도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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