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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영어 모임을 마치며




영어는 나의 적. 나의 모든 문제는 영어만 잘하면 일시에 해결될 것 같았다. 영어만 잘하면…. 이게 내가 늘 하는 생각이다. 꼭 이기고 싶지만 이미 승패는 애저녁에 정해진 외로운 싸움.


독서 모임에 가입 한 것도 혼자서는 잘 읽혀지지 않는 영어 책을 같이 읽고 싶어서 였고, 시사 기사 분석 모임도 영어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영어 유료 모임 공고가 떴다. 영어로 읽고 쓰고 말하는 3영 모임이란다. 참가비 $50 를 내야하지만 열심히 참석해서 미리 제시된 과제를 완수하면 참가비는 환불된다. 째찍과 당근의 적절한 조화라고나 할까? 단 한 가지 맘에 걸리는 것이 있어 선뜻 등록을 하지 못했다. 읽는 책이 John Stewart Mill의 On Liberty. 쉬운 영어 책도 읽기 힘든 내가 저런 고급 영어로 쓰여진 책을 읽을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고 솔직히 별반 관심도 없는 주제였기에 망설이다 마감이 가까워서야 등록을 했다.


매 주 정해진 진도에 따라 19세기 영국 영어를 읽는 것 자체도 어려웠지만 Chapter Summary 를 쓰는 일은 죽음이었다. 몇 번을 읽어도 모르겠는데 모르는 내용을 정리하는게 고역이었다고나 할까? 나의 chapter summary 는 그냥 내가 밑줄 그은 문장들의 나열에 불과했고 뭔가 맥락이 잘 연결되지 않는 부끄러운 기록들 이었다. 기본적인 배경 지식도 없는데다 평소에 책은 그냥 읽으며 이해하고 지나가는 것으로만 생각했기에 내용 요약을 해나가는 일이 매우 낯설고 귀찮았다. 나의 시간들은 이미 빡빡하게 다른 일들로 채워져 있었기에 시간을 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이 책을 읽는 몇 주 간의 주중 저녁 시간들은 수험생 못지 않은 치열한 (ㅋㅋ) 시간들 이었다. 도대체 내가책에 밑줄 그어가며 요약하고 단어찾고 했던게 언제 였던가?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너무 어려운게 더 속상했다.


영어로 진행되는 토론 시간들은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가 어떤 헛소리를 해도 또 알맞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오랜 침묵으로 일관 할때도 잘 기다리고 들어 주셔서 감사했다. 배경 지식이 풍부하신 참가자들께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고 이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으시며 만족스러워 하시는 참가자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번 모임을 하면서 내가 모르고 있던 나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알게 된 것이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 영어의 독해력, 말하기, 쓰기의 수준과 더불어 나의 사고력, 지구력, 계획하는 능력과 추진력 등등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서 인 듯 하다. 이 나이에, 이 상황에 가족들을 외롭게 하면서 까지 이 걸 하고 있어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담 번엔 못하겠단 생각도 했다. 앞으로 Mill이 쓴 책은 쳐다도 보지않겠다고 혼자 씩씩대기도 하고. 세상엔 편하고도 재밌는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난 왜 스스로를 못살게 구는걸까라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이런 작은 모임을 하면서 오만 가지 생각을 하는 나는 도대체 뭘까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마지막 chapter 모임을 하며 다른 참가자분들도 힘드셨단 얘기들을 나누니 그래도 좀 위로가 되었다. 용기도 좀 생기고 이런 어려운 시간들이 꾸준히 모이면 그래도 몇 년 후엔 적과의동침이 가능해 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모범생(?)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 한동안은 더욱 바빠질 텐데 내가 두 번째 책도 열심히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함께하는 분들의 격려와 동행이 나에게 힘이 될 것임을 알기에 힘에 부쳐도 다시 한 번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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