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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톨스토이 - 안나 카레니나 독서노트 (7-8부)

  • Writer: 슬
  • Jun 23
  • 12 min read

7부


1. 막달인데도 출산을 아직 하지 못한 키티,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는 달리 그녀는 평온해보인다. 모스크바에서는 질투로 인한 다툼이 단 한 번도 없던 레빈 부부. 하지만 키티가 본인의 대모를 만나러 갔을 때 브론스키를 마주치고 말고, 형식적인 대화만 하다 헤어진 후 레빈에게 돌아와 솔직하게 말한다. "레빈이 모든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즉 그녀가 처음엔 그저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다음에는 처음 본 사람을 대하듯 소탈하고 담백한 태도를 보였다는 세세한 부분까지 다 알게 되었을 때, 그는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자기는 그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는 둥, 이제는 더 이상 선거에서처럼 어리석게 굴지 않겠다는 둥, 다음에 브론스키를 만나면 가능한 한 더 친절하게 대하도록 애쓰겠다는 둥 지껄여 댔다."


2. 레빈은 카타바소프를 만나 메트로프를 소개 받기로 한다. 그동안 키티는 아버지와 함께 돌리를 방문하기로 한다. 형편이 많이 어려워진 돌리네를 돕기 위해 레빈은 키티의 형부 아르세니를 만나기로 약속한다.


3. 레빈과 카타바소프의 대화.


4. 리보프(아르세니)를 방문한 레빈.


5. 공연을 보러 간 레빈은 문득 볼 백작을 방문하기로 했던 것을 기억함.


6. 볼 백작을 방문한 레빈.


7. 시간에 맞춰 클럽에 도착한 레빈. 스티바를 포함한 다른 인물들과 함께 브론스키를 마주한다.


8. 스티바와 레빈은 안나를 만나러 가기로 한다.


9. 안나의 집에 도착한 레빈은 넋을 놓고 그녀의 초상화를 보다가 안나를 마주한다. "그녀는 초상화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지도, 똑같은 표정을 짓지도 않았지만, 화가가 초상화에 포착한 그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현실 속의 그녀는 그림보다는 덜 눈부셨다. 그 대신 살아 있는 그녀에게는 초상화에서 볼 수 없는 뭔가 새로운 매력이 있었다."


10. 레빈과 스티바, 안나의 대화. "흥미로운 대화를 따라가는 동안, 레빈은 계속 그녀에게 매혹을 느꼈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그녀의 지성과 교양에, 나아가 그녀의 소박함과 진실함에도....... 그는 말하고 듣는동안 그녀의 감정을 헤아리려고 애쓰며 줄곧 그녀에 대해, 그녀의 내면 생활에 대해 생각했다. 전에는 그녀를 그토록 가혹하게 비난했던 그가 이제는 어떤 기묘한 상념의 흐름 속에서 그녀를 옹호하는 동시에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고, 브론스키가 그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른 후 안나는 레빈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부인에게 전해 주세요. 내가 예전처럼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요. 만약 그녀가 내 처지를 용서할 수 없다면 앞으로도 영원히 날 용서하지 말라고 전해 주세요. 날 용서하려면 내가 겪은 것을 직접 겪어 봐야 하거든요. 하느님이 그녀를 그런 것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시길!” 라고 말한다.


11. 집에 돌아가는 길에 생각에 빠진 레빈. "모든 대화는 그가 시골에 혼자 있었다면 결코 관심을 갖지 않았을 주제에 관한 것이었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주제들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다. 게다가 모든 대화가 훌륭했다. 단, 두 가지만은 결코 좋지 않았다. 하나는 그가 창꼬치에 대해 말한 것이고, 또 하나는 그가 안나에게 느낀 부드러운 연민 속에 뭔가 부적절한 것이 있었다는 점이다." 집에 돌아와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키티에게 얘기해주는 도중 "그가 안나의 집으로 향하면서 자신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품은 의혹이 완전히 풀렸다. 그는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안나의 이름을 들은 순간, 키티의 눈동자가 휘둥그레 커지면서 반짝하고 빛났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흥분을 감추고 그를 속였다... 그는 그녀의 눈에서 그녀가 자신을 억누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그에게 전혀 호의적이지 않은 징조였다." 옷을 갈아입고 온 레빈은 키티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이미 왜 그러는지 알면서) 왜 그러냐 묻고, 키티는 "당신은 그 추악한 여자를 사랑하게 됐군요. 그녀가 당신을 홀렸어요. 당신의 눈을 보면 알아요. 네, 그래요! 그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요? 당신은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또 마시고, 카드를 하고, 그러고는 찾아간 거죠……. 누구라고요?" 라고 말한다. "레빈은 오래도록 아내를 진정시킬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술과 결합된 연민의 감정 때문에 실족하여 안나의 교활한 영향력에 굴복한 것이며 앞으로는 그녀를 피하겠다고 고백하고 나서야 겨우 그녀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12. 브론스키에게 자신의 슬픔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하는 안나. 하지만 다툼 중에 결국 말하고야 만 진심, "만약 당신이 내 문제가 뭔지 안다면! 지금처럼 당신이 적대적으로 느껴질 때, 그러니까 당신이 날 적대적으로 대한다는 느낌이 들 때, 그것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신이 안다면! 내가 그 순간 얼마나 절실하게 불행하게 느끼는지, 내가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그리고 브론스키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다. 그러나 "점점 더 싸늘하게 변해 가는 그의 말투와 그의 시선에서, 그녀는 그가 그녀의 승리를 용서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녀가 싸운 그 고집의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 다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그녀에게 전보다 더 싸늘했다. 마치 그녀에게 굴복한 것을 후회하기라도 하는 듯. 그래서 그녀는 자기에게 승리를 안겨 준... 그 말을 떠올리며, 그것이 위험한 무기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 두 번 다시 그것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들 사이에 그들을 묶은 사랑과 더불어 모종의 투쟁을 일으키는 사악한 영이 자리 잡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가 그의 마음에서 몰아낼 수 없는,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서는 더더욱 몰아낼 수 없는 사악한 영이……."


13. 출산을 시작한 키티.


14. "그는 그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1년 전 현청 소재지의 어느 호텔에서 니콜라이 형의 임종 때 일어난 일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고 느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슬픔이었고, 이것은 기쁨이었다. 하지만 그 슬픔이든, 이 기쁨이든 다 똑같이 삶의 일상적인 조건을 벗어나 있었고, 그것들은 마치 숭고한 무언가가 엿보이는, 일상 속의 틈새와도 같았다. 그리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도 똑같이 괴롭고 고통스럽게 시작되었으며, 영혼은 그 숭고한 것을 직관할 때와 똑같이 불가해한 방식으로 예전에는 결코 파악할 수 없었던 경지까지, 이미 이성이 쫓아갈 수 없는 곳까지 솟아올랐다. ‘하느님, 용서하소서, 그리고 도와주소서.’ 그토록 오래 지속된, 완벽하게 보일 정도의 단절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그랬던 것과 똑같이 순수하고 단순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향하고 있다고 느끼며 속으로 그 말을 끊임없이 되풀이했다."


15. 키티는 건강하게 아들을 낳았지만, 레빈은 키티가 살아있다는 사실, 그리고 고통이 끝났다는 사실에 대해 행복할 뿐, 아기는 그에게 불필요한 무언가로, 지나친 과잉으로 여겨져 오랫동안 익숙해지기 어려웠다.


16. 처음으로 아들을 만난 순간, "레빈은 감동의 눈물을 가까스로 감춘 채 미소를 지으며 아내에게 입 맞추고 어둑한 방에서 나왔다. 그가 이 자그마한 존재에게서 느낀 감정은 그가 기대한 것과 전혀 달랐다. 그 감정 속에는 즐거움도 기쁨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것은 새롭고도 고통스러운 두려움이었다. 그것은 나약함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인식이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러한 인식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이 무기력한 존재가 고통을 받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너무 커서, 그는 아기가 재채기를 할 때 느낀 뜻모를 기쁨과 자부심이라는 기이한 감정들마저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


17. 스티바와 매제 카레닌이 돈(봉급 올려달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북한 상황...


18. 결국 안나와의 이혼 얘기로 흘러가고, 카레닌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고 만 스티바.


19. 조카를 만난 스티바. "어머니와 비슷하게 생긴 외삼촌을 보는 것은 그에게 불쾌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이 수치스럽게 여기는 그 기억들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그에게 더욱 불쾌했던 것은, 서재의 문가에서 기다리며 엿들은 몇 마디 말에서, 특히 아버지와 외삼촌의 표정에서, 그들 사이에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신과 함께 살고 자신이 의지하는 아버지를 판단하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자신이 그토록 모욕적으로 생각하는 감상적인 기분에 빠지지 않기 위해, 세료쟈는 자신의 평온을 깨뜨리러 온 외삼촌을 보지 않으려 애쓰고 외삼촌이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카레닌과의 약속을 어기고 스티바는 세료쟈에게 엄마를 기억하는지 물었고, 아이는 괴로워 한다.


20. 스티바는 생전 듣지도 못한 '랑도' (베즈주보프 백작)라는 사람에게 안나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21. 리디야 이바노브나의 집에 간 스티바는 랑도와 카레닌을 만난다.


22. 스티바(사실은 랑도)가 자고 있다고 생각하고 뭔가 대화를 나눈 이바노브나 백작부인과 카레닌..? 이튿날 카레닌은 안나와의 이혼을 거절하는 확답을 스티바에게 준다.


23. 안나와 브론스키의 싸움. 브론스키는 안나가 후원하고 있는 한 소녀를 두고 여자 김나지움을 불필요하다며 비웃으며 여성의 교육 전반을 하찮게 대하는 태도를 보였고, 그것은 안나로 하여금 자신에 일에 대한 전반적인 경멸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안나는, "난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당신이 나를, 내 감정을 기억해 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정중함 정도는 기대했어요... 당신이 조야하고 물질적인 것만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 같아 몹시 유감스럽군요."라고 말한다. 시간이 흐른 후 안나는 그녀와 브론스키에게 필요한 건 평온과 신뢰라고, 잘못했다고 말하고 모스크바를 떠나 시골에 돌아가 살아야겠다고 결심한다.


24. 하지만 브론스키는 일요일엔 어머니를 만나야 한다고 얘기하고, 안나는 그가 브론스카야 백작부인과 사는 소로키나 공작 영애를 보러 갈 것이란 직감을 느낀다. 그래서 더 브론스키를 몰아가지만, 그는 모스크바 떠나는 날을 며칠 미루자고 한 말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안나를 이해할 수 없다. 결국 그녀의 말대로 하기로 한 브론스키. 안나는 결국 자신의 질투에 대해 말하고, 브론스키는 그녀에게 확신을 준다.


25. 또다시 다투는 안나와 브론스키. 안나는 이혼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브론스키는 여전히 이혼을 바라고 (이유 중 하나로 어머니의 요구가 있다), 안나는 그런 어머니더러 아들의 행복과 명예가 어디에 있는지 마음으로 헤아리지 못하는 여자라고 말한다.


26. 안나는 그들의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한다. 죽음을 이용해 그에게 후회를 안겨주고 벌을 주고 싶은 생각... 하지만 그녀는 다시, '살아 있기만이라도 해야해... 이런 것은 과거의 일일 뿐 곧 사라질 거야'라며 그의 서재로 향한다. 다음 날, 안나는 브론스키더러 혼자 떠나라고, 자신은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27. 정신이 사나운 가운데 아이 방으로 향하는 안나. 당연하게도 세료쟈를 볼 것이라 기대했던 그녀는 아니를 보고 '이 애가 아니야, 이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야!'라며 당황한다. 그녀는 집을 벗어나기 위해 즈나멘카의 오블론스키 집으로 향하는 마차에 오른다.


28. 돌리 집에 가서 키티를 마주한 안나. 안나는 질투에 휩싸여 브론스키가 그녀와 결혼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또 그가 증오심에 찬 마음으로 자신을 떠올린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돌리와 키티 사이에서 '점잖은 여자들 가운데 이런 처지에 있는 나를 받아 줄 여자는 한 명도 없어'...하며 괴로워하는 안나. 적의 어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안나를 불쌍히 여기는 키티.


29. 집을 나설 때보다 더 안 좋은 상태로 돌아가는 안나. 예전의 고통에 더해 모욕과 배척을 받았다는 느낌까지 받은 채로, 돌리가 자신의 불행에 얼마나 기뻐했을까, 키티는 또 자신을 얼마나 질투하고 증오하고 경멸하고, 부도덕한 여자로 생각할까, 이런 자기파괴적인 생각을 끊임없이 한다. 집에 도착한 안나는 돌아오지 못 한다는 브론스키의 전보를 듣고 분노에 차서 그를 직접 찾아갈 결심을 한다. 


30. 브론스키에게로 향하는 길, 안나의 머릿 속: ‘그는 내게서 무엇을 찾았을까? 사랑이라기보다는 허영심의 충족이었어.’ 그녀는 밀회를 나누던 초기에 순종적인 사냥개를 연상시키던 그의 말과 그의 표정을 떠올렸다. 그러자 모든 것이 이제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그래, 그에게는 허영을 충족시켰다는 성취감이 있었어. 물론 사랑도 있었지. 하지만 성공에 대한 자부심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어. 그는 나를 자랑했어. 그것도 이젠 지난 일이야. 자랑할 것은 아무것도 없어. 자랑은커녕 수치스러워하지. 그는 내게서 그가 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했어. 그리고 이젠 내가 필요 없어진 거야. 그는 날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날 불명예스럽게 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그런다고 해서, 키티가 나를 오늘처럼 그렇게 보는 일이 사라질까? 아니. 그런다고 세료쟈가 과연 나의 두 남편에 대해 묻지 않고 생각하지 않을까? 과연 브론스키와 나 사이에 어떤 새로운 감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 행복은 고사하고 그저 괴롭지만 않으면 되는데, 그런 게 가능할까? 아니, 아냐!’ 그녀는 이제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자신에게 대답했다. ‘불가능해! 우리의 삶은 서로 어긋나게 나아가고 있어. 난 그를 불행하게 만들고 그는 날 불행하게 만들고 있지. 그 사람과 날 바꾸는 것은 불가능해. 모든 시도를 해 봤고, 이제 나사는 못쓰게 되어 버렸어. 어머, 아이를 데리고 있는 거지 아낙이 있네. 저 여자는 자기가 동정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우리 모두는 단지 서로를 증오하고 자신과 남들을 괴롭히기 위해 세상에 던져진 게 아닐까?'...때로 그녀는 삶이 얼마나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 자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심정으로 그를 사랑하고 증오하는지, 자기의 심장이 얼마나 무섭게 뛰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31. "‘음, 내가 어디까지 생각했더라? 인생이 고통이 되지 않을 상황을 내가 생각해 낼 수 없다는 것, 우리 모두 고통 받기 위해 창조되었다는 것, 우리 모두 이미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자신을 속일 방법을 계속 궁리하고 있다는 것까지였지.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되면 넌 도대체 뭘 할 건데?’ “인간에게 이성이 주어진 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을 불안하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죠.” 부인이 프랑스어로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말에 흡족한 듯 이 사이로 혀를 내밀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 말은 마치 안나의 생각에 답하는 것 같았다. ‘자신을 불안하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안나는 그녀의 말을 되풀이했다." 기차에서 내린 안나에게 온 쪽지는 브론스키가 10시에 집에 가겠다는 말을 전하고 있었고, 안나는 기차역에서 정처없이 걷다 그와 처음 만난 날 기차에 치인 남자를 떠올린다. 뛰어들 생각을 하는 안나. 순간 "그녀가 불안과 허위와 슬픔과 악으로 가득 찬 책을 읽을 때 그 옆에서 빛을 비추던 촛불 하나가 어느 때보다 밝은 빛으로 확 타오르더니, 이전에 암흑 속에 잠겨 있던 모든 것을 그녀 앞에 비춰 보이고는 탁탁 소리를 내며 점점 흐릿해지다가 영원히 꺼지고 말았다.



8부


1.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는 바쁘게 지낸 후 레빈을 방문하러 카타바소프와 함께 떠난다.


2. 몰골이 많이 상한 브론스키는 세르게이 이바노비치를 기차역에서 마주친다.


3. 기차 안.


4. 브론스키의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세르게이 리바노비치. 브론스키는 안나의 죽음으로 밥도 안 먹고 힘들어하는데 전쟁으로 인해 야쉬빈과 브론스키는 세르비아로 떠나는 것을 고려중.


5. "갑자기 통증이 아니라 온몸을 휘감는 고통스럽고 내적인 답답함이 한순간 그로 하여금 치통을 잊게 했다. 탄수차와 선로를 보는 동안, 그 불행 이후 지금껏 만난 적 없는 지인과의 대화에 영향을 받아 문득 그녀가, 즉 그가 기차역의 창고로 미친 사람처럼 뛰어 들어갔을 때 그녀에게 아직 남아 있던 것이 그의 뇌리에 떠 올랐다. 낯선 사람들 가운데에서 수치스러운 줄도 모르고 창고의 탁자 위에 뻗어 있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생명으로 충만해 있던 피투성이의 육체. 손상을 입지 않은 머리는 땋아 내린 무거운 머리채와 관자놀이 위로 곱슬곱슬하게 감긴 머리카락과 함께 뒤로 젖혀져 있다. 그리고 입이 반쯤 벌어진 매혹적인 얼굴의 입가에는 얼어붙은 듯한 낯설고 애처로운 표정이 어려 있고, 닫히지 않은 고정된 눈동자에는 마치 그들이 싸울 때 그녀가 그에게 말했던 그 끔찍한 말, 즉 그가 후회하게 될 거라고 한 말을 내뱉는 듯한 끔찍한 표정이 어려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자신의 뇌리에 떠오르던 마지막 순간의 그녀같이 잔혹하고 복수심에 찬 모습이 아니라, 기차역에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신비롭고 매혹적이고 사랑 가득하고 행복을 갈구하면서도 남에게 행복을 주던 그 모습으로 기억하려 애썼다. 그는 그녀와 보낸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떠올리려 애썼지만, 그러한 순간은 독에 오염되어 영원히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그는 그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은, 그러나 씻을 수 없는 회한을 남긴 채 실현되어 버린 그녀의 의기양양한 협박만을 기억했다. 그는 더 이상 치통을 느끼지 않았다. 흐느낌이 그의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6. 레빈의 집에 도착한 세르게이 이바노비치. 아이를 돌보느라 바쁜 키티.


7. 무신론자인 레빈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키티. 그는 최근 철학책에 푹 빠져있다. "얼마 전에 본 그의 선량한 성품이 그녀의 눈앞에 생생하게 떠올랐다. 2주 전, 돌리에게 잘못을 뉘우치는 스테판 아르카지치의 편지가 배달되었다. 그는 자신의 명예를 지켜 달라고, 빚을 갚을 수 있게 영지를 팔아 달라고 애원했다. 돌리는 절망에 빠져 남편을 증오하고 경멸했으며, 한편으로는 불쌍히 여기다가 다시 그와 이혼하겠노라고, 그의 요구를 거절하겠노라고 결심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영지를 일부 파는 데 동의하고 말았다. 그 뒤로 키티는 남편이 당황스러워하던 모습, 그가 신경 쓰이는 문제에 대해 여러 번 서툴게 접근하던 모습, 마침내 그가 돌리에게 모욕을 주지 않으면서 그녀를 도울 유일한 방법을 궁리해 낸 후 키티의 영지를 돌리에게 일부 주자고 제안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자기도 모르게 감동의 미소를 짓곤 했다. 예전에 그녀는 그런 것에 대해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그가 무슨 무신론자라는 거야? 저렇게 동정심이 많고 다른 사람들, 심지어 아이의 마음까지도 행여 아프게 할까 저렇게 걱정하는 사람인데 말이야! 무엇이든 남을 위해서 하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 ‘그래, 부디 그렇게만, 너의 아버지처럼, 그렇게만 자라다오.’ 그녀는 미챠를 보모에게 건네고 그 자그마한 뺨에 살짝 입을 맞추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8. 레빈은 깊은 생각에 빠진다. "최근 아내의 출산 후 모스크바에서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동안, 레빈에게는 해결을 요구하는 그 문제가 점점 더 빈번하게, 더 집요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생각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만약 내가 내 생명에 대해 그리스도교에서 제시하는 답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난 어떤 대답을 인정할 것인가?’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념의 병기고를 다 뒤져도 어떤 해답은커녕 해답 비슷한 것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장난감 가게와 총기류 가게에서 식량을 찾는 사람의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가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확신하게 된 또 한 가지는, 그와 똑같은 시각을 공유한 사람들이 그 시각으로는 다른 어떤 것도 말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 그들은 아무것도 해명하지 않은 채 그로서는 그 해답 없이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질문들을 단순히 부정하기만 하고 그가 흥미를 느낄 수 없는 전혀 다른 문제들, 예를 들면 유기체의 진화나 영혼에 대한 기계론적 설명 등등을 해결하려 애쓰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아내가 출산하는 동안 그에게 특별한 사건이 일어났다. 무신론자인 그가 기도를 하게 되었고 기도의 순간에 하느님을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이 지나자, 그는 자신의 삶 가운데 그 어떤 것도 당시의 기분에 맡길 수 없었다. 그때는 진리를 알았는데 지금은 잘못 알고 있다니, 그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가 그 문제를 차분하게 생각하기 시작하자마자 모든 것이 산산조각으로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그때 착각을 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그때의 정신 상태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던 데다, 그것을 약점 탓이라고 인정해 버리면 그 순간을 더럽히는 셈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과 고통스러운 갈등을 겪으며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정신을 팽팽히 긴장시켰다."


9. "‘내가 과연 무엇인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갈 수는 없어. 그런데 그것을 알 수 없단 말이야. 그러니 난 살 수 없어.’ 레빈은 혼잣말을 했다. ‘무한한 시간 속에서, 물질의 무한성 속에서, 무한한 공간 속에서 거품 같은 유기체가 분리되어 나온다. 그리고 그 거품은 잠시 버티다 터져 버린다. 그리고 그 거품은, 바로 나.’ ... 하지만 그것은 거짓일 뿐 아니라, 어떤 사악한 힘, 사악하고 혐오스럽고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되는 힘의 잔인한 조롱이었다. 그 힘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리고 그것은 각자의 손에 달려 있었다. 악에 대한 그런 종속을 끊어야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방법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죽음이었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을 가진 건강한 인간 레빈은 자신의 목을 매지 않도록 끈을 숨기고 자신에게 총을 쏠까 봐 총을 들고 다니는 것조차 두려워할 만큼 수차례 거의 자살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레빈은 총으로 자살하지도 않고, 스스로 목을 매지도 않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었다."


10. "그는 자기가 잘 처신하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추론은 그를 의심으로 이끌었고 그로 하여금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깨닫지 못하게 방해했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고 살아갈 때, 그는 자신의 정신 속에서 두 가지 가능한 행위 가운데 어느 것이 좋은지 어느 것이 나쁜지 판단하는 완전무결한 재판관의 존재를 계속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무엇인지, 자기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위해 사는지 인식할 가능성을 전혀 깨닫지도 보지도 못하면서, 그러한 무지 때문에 자살을 두려워할 정도로 괴로워하면서, 그와 동시에 인생에서 자신만의 고유하고 일정한 길을 굳건하게 개척해 가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11. 농부에게서 얻은 깨달음으로 "새로운 기쁨의 감정이 레빈을 사로잡았다. 농부에게서 포카니치가 영혼을 위해, 진리에 따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산다는 말을 들은 순간, 어렴풋하지만 중요한 많은 생각들이 어떤 밀폐된 곳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듯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은 한 가지 목적을 향해 돌진하면서 그의 머릿속에서 뱅글뱅글 돌았고 그 빛으로 그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12. '난 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왔어. 하지만 사색은 해답을 주지 못했지... 내게 해답을 준 것은 삶 그 자체였고, 해답은 무엇이 선한고 무엇이 악한지에 대한 나의 깨달음 속에 있었어. 그런데 그 깨달음은 내가 그 무엇으로도 획득할 수 없는 것이었지. 하지만 그것은 나와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져 있었어... 난 그것을 어디에서 얻었을까? 내가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 과연 이성 때문인가? ... 이성은 생존 경쟁과 나의 욕망의 충족을 방해하는 인간들을 교살하라고 요구하는 법칙을 발견했지... 이성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는 결론에 이를 수 없어... 그래, 오만이야... 이성의 오만일 뿐 아니라 이성의 우둔함이지.'


13. '난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하느님이라는 개념 속에서 길러지고 그리스도교가 내게 준 영적인 행복으로 나의 삶을 채웠으면서도, 그런 행복으로 충만하여 그것에 의지하며 살았으면서도, 어린아이처럼 그 행복을 깨닫지 못한 채 파괴하고 있어. 말하자면 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단을 스스로 파괴하고 싶어 하는 거지. 그런데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 닥치자마자, 추위와 굶주림에 내몰린 아이들처럼 난 하느님에게로 나아갔어... 그래, 내가 알고 있는 것, 난 그것을 이성으로 안 게 아냐. 그것은 내게 주어졌고 내 앞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어. 그래서 난 그것을 가슴으로 깨닫고, 교회가 고백하는 중요한 것을 믿게 된 거야.'


14-16. 드디어 형과 카타바소프와 만난 레빈. 가치관이 다른 그들은 논쟁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비가 오기 전 그들을 다시 집으로 데리고 간다.


17-18. 아이를 걱정하며 하느님을 부르던 레빈을 보고 키티는 남편이 아기를 사랑하기 시작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한다.


19. "난 여전히 마부 이반에게 화를 내겠지. 여전히 논쟁을 벌이고, 여전히 내 생각을 부적절하게 표현할 거야. 나의 지성소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는, 심지어 아내와의 사이에도 여전히 벽이 존재할 거야. 난 여전히 나의 두려움 때문에 아내를 비난하고 그것을 후회하겠지. 나의 이성으로는 내가 왜 기도를 하는지 깨닫지 못할 테고, 그러면서도 난 여전히 기도를 할 거야. 하지만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그 모든 일에 상관없이, 이제 나의 삶은, 나의 모든 삶은, 삶의 매 순간은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의 명백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나에게는 그것을 삶의 매 순간 속에 불어넣을 힘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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